» “엔비디아 없는 미래 그린다”…메타, 9월 자체 AI칩 양산 돌입한 까닭

“엔비디아 없는 미래 그린다”…메타, 9월 자체 AI칩 양산 돌입한 까닭

▲종합 IT 기업 메타플랫폼. 사진=연합뉴스

메타플랫폼이 오는 9월부터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AI) 칩 ‘아이리스(Iris)’ 양산에 돌입한다. 엔비디아·AMD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확보한 컴퓨팅 인프라를 외부에 임대하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까지 검토하며 AI 인프라 패권 경쟁의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타는 자체 AI 칩 프로젝트인 ‘메타 훈련·추론 가속기(MTIA)’의 첫 양산 제품으로 ‘아이리스’를 내놓는다. 설계는 브로드컴이, 생산은 대만 TSMC가 맡는다. 아이리스는 6주간의 검증 테스트에서 중대한 결함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가 자체 칩 양산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최신 GPU 확보난이 자리하고 있다. 내부 메모에는 최신 GPU 확보가 “매우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통상 1년 이상이던 업계 신제품 출시 주기를 절반 수준인 6개월로 단축해 2027년까지 신규 AI 칩을 잇달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외부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개발 속도 자체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 괄티에리 포레스터리서치 부사장은 “다른 기업에 칩을 의존해서는 AI 강자가 될 수 없다”며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스페이스X까지 모두 칩 생산을 계획하는 것은 모델 사용료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뛰어드는 메타

메타는 AI 컴퓨팅 인프라 확장에도 고삐를 죈다. 메타는 올해 인프라 규모를 7기가와트(GW)까지 늘리고, 내년에는 이를 두 배인 14GW까지 확대한다. 상반기에 1GW를 구축했고 연말까지 5.5GW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1GW가 8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며 “이를 감안하면, 14GW는 1120만 가구 몫의 전력을 컴퓨팅에 투입하는 셈”이라고 했다. 해외 거점 확대도 병행한다. 메타는 캐나다에 91억 달러(13조원) 이상을 투입해 첫 AI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는데, 이는 미국 외 지역에 메타가 건설하는 AI 데이터센터 중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메타의 몸집 불리기 행보가 최대 클라우드 수요처에서 ‘공급자’로 영역을 넓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컴퓨팅 사용 제안 가격이 워낙 높아, 일부는 내부 용도보다 외부 임대가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1일 메타가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새로운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식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베드록(Bedrock)’식 모델로, 자사 AI 모델 ‘뮤즈 스파크(Muse Spark)’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개발자에게 사용료를 받는 구조다.

▲메타는 앞서 지난 3월 코드명 ‘아이리스’로 알려진 ‘MTIA 400’을 포함해 자체 AI 칩 4종을 공개한 바 있다. 사진=메타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한 핵심 부품 공급망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메타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샌디스크의 플래시 스토리지, 스미토모전기의 광섬유 장비 부문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품귀에 대비한 조치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 현상을 ‘칩플레이션’으로 규정하며 새로운 거시경제 변수로 지목한 바 있다. 리서치업체 포레스터의 마이크 구알티에리 부사장은 “칩을 다른 회사에 의존하고서는 AI 거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잉여 컴퓨팅 아니다”…투자 불안 일축

메타는 올해 AI 인프라에 최대 1450억 달러(약 219조원)를 투입한다. 이는 빅테크 전체의 올해 CAPEX 전망치 7000억달러의 5분의 1 수준이다. 메타는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삼성전자와 메모리 반도체, 샌디스크와 플래시 스토리지, 일본 스미토모전기와 광케이블 장기 공급 계약도 각각 체결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품귀에 대비한 조치다. 메모리 품귀 여파로 애플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공급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메타는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메타가 과잉 투자한 컴퓨팅 자원을 처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 CEO는 블룸버그에 “컴퓨팅 자원이 남아돌기 때문이 아니다. 현재도 보유한 연산 능력을 모두 내부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메타가 AI 모델이 아닌 순수 컴퓨팅 자원 자체를 판매하는 ‘네오클라우드(neocloud)’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는 “혹시 내부에서 모든 컴퓨팅 자원을 쓰지 않게 되더라도 AWS·애저(Azure)·구글 컴퓨트처럼 장기 계약으로 충분히 판매할 수요가 존재한다”며 상업화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단기 계약을 높은 프리미엄에 체결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며 스페이스X가 테네시주 멤피스 xAI 데이터센터를 앤트로픽과 구글에 임대하는 전략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