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경영진, 주주 간담회서 쏟아진 돌직구 질문에 “아시아나 합병, 통제권 안에 있다” 정면 돌파

대한항공 경영진, 주주 간담회서 쏟아진 돌직구 질문에 “아시아나 합병, 통제권 안에 있다” 정면 돌파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한국투자증권 본사 4층 강당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합병 통합 관련 주주 간담회’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완수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시장과의 전면적인 소통에 나섰다.

19일 대한항공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한국투자증권 본사 4층 강당에서 ‘아시아나항공 합병 통합 관련 주주 간담회’를 열고 지난 4년간의 통합 진행 경과와 향후 미래 비전을 상세히 공개했다.

김준환 재무본부 부본부장 겸 자금전략실장(상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우기홍 대표이사 부회장·하은용 재무부문 부사장(CFO)·박희돈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오문권 재무본부장(전무)·최영호 경영전략담당 상무 등 핵심 경영진이 총 출동해 합병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주주들의 날 선 질문에 직접 답했다.

◇우기홍·최영호 “물리적 결합 넘어 생태계 재편…연 매출 23조 글로벌 톱텐 도약”

마이크를 먼저 잡은 우기홍 부회장은 이번 합병을 두고 “대한민국 항공 역사상 전무후무한 국적사 내 통합”이라며 “항공 산업이 역사상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까다로운 해외 경쟁 당국들의 승인 절차 등 수많은 난관을 뚫고 최종 통합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성공적으로 다다랐다”고 운을 뗐다.

우 부회장은 “두 항공사의 단순 물리적 결합을 넘어 국내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더욱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독보적인 노선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고품격 서비스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항공사로 우뚝 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항공사의 타협할 수 없는 절대 기준으로 ‘안전’을 꼽았다.

그는 “양사에 축적된 고도의 기술력과 안전 관리 시스템을 통합해 세계 최상급의 완벽한 안전 운영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026년 12월 17일 출범하는 통합 항공사는 중국 노선 효율화와 스케줄 최적화와 양사의 구매력 및 인프라 결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라며 “창출되는 시너지와 견고한 수익성은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될 것이며,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통합 대한항공의 청사진. 사진=박규빈 기자

이어 등판한 최영호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4년간의 합병 경과와 구체적인 청사진을 브리핑했다. 최 상무는 좁은 내수 시장과 과당 경쟁, 만성적 수익성 악화·코로나19라는 구조적 한계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2020년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무산 직후 채권단의 제의를 받아 당해 11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12월 신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4개국에 기업 결합 신고서를 제출해 약 4년간의 심사 끝에 2024년 11월 28일 유럽연합(EU)의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12월 11일에는 잔금 8000억 원(총 1조5000억 원)을 납입하고, 이튿날 아시아나 신주 약 1억3000만 주를 인수해 지분 63.88%를 확보하며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최 상무는 2026년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난 5월 각사 이사회의 합병 계약 승인을 거쳐 국토교통부에 합병 인가를 신청해 이달 말 인가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8월 중 최종 주주 승인(대한항공 소규모 합병 이사회 결의·아시아나 별도 주주총회)을 거치고 해외 42개국 운항 증명(AOC)을 취득할 것”이라고 상세한 타임 라인을 제시했다.

가장 큰 우려였던 주식 가치 희석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최 상무는 “합병 비율은 1 대 0.273643으로, 당사가 이미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에 대해서는 합병 신주가 일절 교부되지 않는다”며 “새로 발행되는 신주는 전체 발행 주식 수의 5.52%에 불과해 주식 가치 훼손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시너지는 연간 약 3000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여객 부문에서는 중복 스케줄 분산과 단·장거리 환승 연계, 델타항공 조인트 벤처망(JV)에 아시아나 노선을 편입시켜 미주발 승객 유치를 극대화한다. 화물 부문 역시 아시아나의 밸리 카고 물량을 자사 글로벌 네트워크로 흡수해 수익성을 높인다. 비용 절감 방안으로는 △대규모 공동 입찰을 통한 구매 단가 인하 ㅍ글로벌 중복 사무실·IT 인프라 재배치 △아시아나 리스 조건 개선, 엔진 정비 내재화를 통한 외주 수리비 절감 등을 꼽았다.

최 상무는 “이번 합병으로 소비자 편익 증진과 인천공항 허브 위상 제고, 외화 유출 방지·고용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통합 항공사는 항공기 230여 대, 연 매출 23조 원이라는 외형과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춘 글로벌 톱텐(Top 10) 메가 캐리어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재무 현안 질의에 자신감 내비친 경영진

이후 1시간 가량 소요된 질의응답 세션에 본지는 공시 자료에 입각해 시장이 우려하는 5가지 재무 현안에 대해 질문했고, 경영진은 다소 껄끄러울 수 있음에도 투명하게 답변했다.

대한항공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2427억 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분기 연결 재무제표에 따르면 종속 기업 아시아나항공의 분기 순손실은 2516억6600만 원이어서 대한항공의 순이익은 336억 원으로 축소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배당 정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기재한 바 있다. 때문에 올 연말 합병 완료 후 이러한 적자 구조가 대한항공의 재무제표로 편입될 경우 주주 환원 재원이 축소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문권 대한항공 재무본부장(전무)이 본지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이에 오문권 재무본부장(전무)은 “당사는 아시아나 합병 이전부터 당기 순이익의 30% 이내 배당을 공지해 매년 주당 750원씩 배당해왔다”며 “아시아나 실적이 부진하지만 대한항공 본업이 견조하고 신규 발행 주식 규모도 5% 수준에 불과한 만큼 기존에 약속한 배당 기조를 확실히 지키겠다”고 답변했다.

1분기 잠정 실적 자료를 보면 평가 환율이 1434.9원에서 1513.4원으로 78.5원 상승했다. 그 결과 1분기 연결 포괄 손익 계산서상 한 분기 만에 8651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외화 환산 손실이 발생했다.

대한항공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보잉 777-9 20대와 A350F 7대 등 장거리 초대형기·화물기 도입으로 투자 방향이 선회됐다. 향후 막대한 달러 결제와 외화 차입금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순외화 부채는 이미 장부가 기준 55억 달러 수준이다.

오 전무는 “영업상 외화 수입과 비용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영업 손익 규모는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며 “최근 5년 이상 달러 차입을 억제하고 원화나 엔화, 위안화 등 잉여 통화로 차입하고 있어 부채 규모 대비 실제 외화 환산 손실은 크지 않고, 향후 항공기 도입 시에도 잉여 통화 결제를 통해 환위험을 지속 억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2022년 러시아 관세 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2024년 8월에는 납부 지연에 따른 추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과징금 규모는 원금과 지연 이자를 합쳐 총 2000억 원이 넘는 규모로, 한 분기 영업이익에 가까워 재무상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희돈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함께 과거 행정 착오를 빌미로 러시아 측이 정치적 목적으로 83억 루블의 과징금을 부과했던 사안”이라며 “1차 소송에서 반액인 41억5000만 루블로 감액됐으나, 대러 제재로 달러 송금이 차단돼 납부를 못 한 사이 납부 지연을 명목으로 다시 2배의 추가 과징금이 부과돼 4심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초기 과징금에 대해서는 현지 모스크바 지점 수익을 압류하는 형태로 40%가량을 성실히 기납부 중이며, 추가 과징금은 재판만 진행 중일 뿐 행정 집행은 보류된 상태”라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타개책이 마련될 것이며, 당사 역시 민간 외교 사절로서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 수익성·티웨이항공 우려·인력 갈등 질문 세례에도 투명한 소통

▲하은용 재무부문 부사장(CFO)이 기자들과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이날 현장에서는 타 매체 기자들과 주주들의 뼈대 있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자기 자본 이익률(ROE)·투하 자본 이익률(ROIC) 등 구체적인 통합 수익성 목표()의 공개 시점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하은용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원화 기준으로 회계 처리를 하는 국내 항공업 특성상 유가, 환율, 전쟁, 관세 등 대외 변수에 워낙 큰 영향을 받는다”며 “아시아나 인수를 앞둔 시점에서 변동성이 큰 지표를 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그릇된 정보를 제공할 위험이 있어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밸류업은 조속히 합병을 정상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며, 추후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적절한 재무 지표를 검토해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통합 수반 비용과 시너지 창출 시점을 묻는 주주의 질의에 대한항공 측은 외부 회계법인의 인수 후 통합(PMI) 분석 결과 합병 소요 비용은 약 9000억 원에서 1조9000억 원, 시너지는 연간 30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부사장은 “내부 전략을 통해 시장 기대치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해 빠르면 2028년, 늦어도 2029년 초까지는 통합 비용을 완전히 상쇄하고 본격적인 긍정적 시너지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은 티웨이항공의 운영 차질 논란에 대해서는 우기홍 부회장이 직접 입을 열었다.

우 부회장은 “이란 사태 등의 여파로 4월부터 항공유가가 최고 배럴당 220~250달러까지 2.5배나 폭등해 장거리 노선의 수지가 전반적으로 극심하게 악화된 상황”이라며 “티웨이의 일부 감편 역시 이러한 막대한 유가 부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하반기 유가가 100달러 이하 정상 수준으로 안정화되면 티웨이항공 역시 스케줄을 정상 복귀할 것으로 보며, 노선 공급 축소 문제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어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양사 조종사·객실 승무원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직급 체계(시니어리티) 갈등 우려에 대해서도 우 부회장은 “직원들의 백그라운드 자체가 군 출신, 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 매우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기장 승진 시기 등에 대한 내부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부 외부 언론을 통해 다소 과장되게 알려진 측면이 크다”고 선을 그었다.

마지막으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수십 차례 노사 간담회를 거치며 누구도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지 않도록 투명하게 소통해 내부적으로 원만하게 융화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