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재학 서귀포 팬텀 골프앤리조트 대표 "위기의 구 우리들CC, 지독한 현장 경영…제주 골프장 '팬텀'으로 재 탄생"

[인터뷰] 이재학 서귀포 팬텀 골프앤리조트 대표 "위기의 구 우리들CC, 지독한 현장 경영…제주 골프장 '팬텀'으로 재 탄생"

【서귀포(제주)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지난달 23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산록남로 소재 서귀포 팬텀 골프앤리조트(구 우리들CC), 라운딩을 앞둔 골퍼들이 카트에 오르는 스타트 존에서 이재학 대표를 처음 마주했다.

그는 집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고객들의 출발을 직접 배웅하고 코스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책상물림이 아닌 현장형 리더의 진면목이 만남의 첫순간부터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표이사 직통 번호 새긴 명함 건네며, 불통 없는 즉각적인 고객 응대 시스템 현장 정착

지난해 여름 제주도 내 모든 골프장은 재앙을 맞았다.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로 코스의 잔디가 타들어 갔다. 서귀포 팬텀 골프앤리조트 역시 코스의 80% 이상이 고사하는 최악의 경영 위기에 처했다.

이 대표는 자연의 섭리 앞에서 인간의 얕은 수는 부질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냉혹한 팩트를 곧바로 인정했다. 고온 다습한 제주의 기후 변화에 취약한 벤트그라스 등 한지형 잔디를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더위에 강한 한국형 잔디인 중지로 전면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막대한 공사 비용과 수개월의 영업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뚝심은 올봄 최상의 코스 컨디션을 완성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 대표의 현장 중심 경영은 제주 골프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그는 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한다. 코스 관리 책임자와 함께 18홀 전체를 직접 걷는다. 보고서는 숫자로 잔디의 생육 상태를 포장할 수 있지만, 내 발끝에 닿는 잔디의 촉감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골프장 대표가 에어컨 나오는 집무실에 앉아 서류나 뒤적이는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했다. 고객이 밟는 잔디의 길이와 벙커의 모래 입자 하나까지 대표가 직접 눈으로 통제해야 명품 코스의 명맥이 유지된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리조트 이름을 구 우리들CC에서 서귀포 팬텀 골프앤리조트로 전격 변경했다. 과거의 낡은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겠다는 굳은 의지다. 고객에게 환상적이고 범접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팬텀이라는 이름에 담았다.

이러한 혁신은 명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직통 휴대전화 번호를 명함 한가운데 새겨 고객들에게 직접 건넨다. 그는 고객의 불만은 현장에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즉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을 거쳐 문서로 보고되는 순간 이미 고객의 마음은 떠난 뒤라는 것이다. 직접 전화를 받고 즉각 조치하는 시스템 정착 후 고객 재방문율과 신뢰도가 크게 상승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골프의 영역을 넘어선 체류형 복합 리조트로의 진화도 현재 진행형이다.

서귀포 앞바다 조망하는 최고급 다이닝 시설 확충, 미식가들 발길 잡는 체류형 명소 지향

그는 산록남로 특유의 지형적 장점을 살려 한라산의 산세와 서귀포 앞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급 그랜드 다이닝 시설을 최근 확충했다.

이 대표는 클럽하우스는 라운딩 후 허기를 달래는 식당이 아니라 그 자체로 미식 여행의 목적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급 호텔 출신 셰프 군단을 영입하고 제주 특산물을 활용한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였다. 골퍼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반드시 들르는 서귀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지역 사회와의 상생 모델 구축에도 단호하다. 제주의 땅과 바람을 빌려 사업을 영위하면서 도민을 외면하는 것은 기업의 도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리조트 내 식음료장에서 소비되는 주요 식자재는 제주 현지 농가와의 직거래 네트워크를 통해 전량 조달받는 것을 목표로 뛴다.

제주 현지 농가 식자재 전량 활용 및 도민 우선 채용,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 확립

신규 인력 채용 시 제주 도민을 최우선으로 선발한다. 지역 농가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고객에게는 가장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제공하는 완벽한 선순환 경제 구조를 앞장서서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 관광 산업의 내수 침체 위기론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진단했다. 이 대표는 해외여행 선호와 고물가 논란으로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팩트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며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답은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다. 그는 화려한 과장 광고나 얄팍한 상술로 고객을 현혹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땀방울로 관리된 코스와 진정성 있는 환대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 팬텀 골프앤리조트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성공적인 롤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그는 자신했다.

인터뷰를 마친 이 대표는 서둘러 코스 점검 일지를 챙겨 들고 다시 필드로 향했다. 오늘(12일)도 정오를 넘긴 시간 서귀포의 따사로운 햇살 아래 잔디의 생육 상태를 살피는 그의 뒷모습에서, 벼랑 끝 위기를 정면 돌파로 이겨낸 실무형 리더의 강인한 저력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