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고용 변동 현황.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지만 국내 4대그룹의 고용 인원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반도체·로봇 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익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한국CXO연구소는 22일 ‘102개 그룹 대상 2024년~2025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내 대기업의 임직원 수가 2025년 말 기준 192만 4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2024년(191만 2302명)과 비교해 아주 미세한 0.4%(8170명) 늘어나는 데 그친 수치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102개 대기업 집단이다.
▲국내 102개 그룹 고용 변동 현황.
102개 대기업 집단의 국내 계열사는 총 3538개다. 2024년과 비교해 작년에는 직원 수 1만명이 넘는 아워홈이 한화그룹 계열로 편입돼 전체 규모가 커졌다. 이를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 전체 고용은 사실상 감소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은 이 시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음에도 고용은 오히려 1만2300명 줄었다. 기업 성장과 일자리 확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LG그룹의 경우 최근 1년 새 고용 일자리가 5370개 없어져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024년 14만9459명이던 임직원 수가 작년 말 14만4089명으로 빠졌다.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의 고용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12만2748명)였다. 다만 2024년과 비교해 직원 수가 660명 정도 줄어들었다. 이밖에 △쿠팡풀필먼트서비스(8만3676명) △현대자동차(7만3397명) △기아(3만6690명) △LG전자(3만4405명) 등이 대기업집단 계열사 ‘고용 TOP5’에 포함됐다.
그룹 단위로 보면 2024년과 비교해 지난해 말 임직원 규모가 가장 늘어난 곳은 한화그룹이었다. 5만7387명에서 7만1711명으로 직원이 많아졌다. 쿠팡그룹의 고용 인원도 같은 시기 8250명 증가하며 10만8131명을 기록했다.
전체 고용은 삼성그룹 28만3830명, 현대차그룹 20만1540명, LG그룹 14만4089명, 쿠팡 10만8131명, SK 10만4602명 순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102개 그룹의 전체 고용 규모는 같은 해 12월 국내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1555만5839명의 12.2% 수준에 그쳤다. 국내 고용의 상당 부분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이 떠받치고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AI 확산으로 기업의 수익 증가와 고용 확대 간 연결고리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과거 제조업 중심 성장기처럼 대기업이 대규모 채용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은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에 “AI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스타트업과 혁신형 중소기업이 새로운 고용 창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오 소장은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