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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파병해라” 압박했는데…李대통령 지지율 최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 촬영을 마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둘러싼 반대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주요 외신이 이를 조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확보를 위해 한국의 지원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파병 여부를 놓고 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조사보다 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5%가 파병에 반대한다고 답했고, 찬성한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69%가 파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3년 이상 남아 있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새로운 정치적 부담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또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이 대통령을 난처한 상황에 빠뜨리고 있다고 짚었다. 정부가 중동 지역에 군사 자산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이란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을 물었지만 한국 측이 “사양하겠다”고 답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아직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파병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 실사단을 파견한 것을 두고 파병을 위한 사전 준비 절차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 현지조사단은 이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실제 파병이 이뤄질 경우 한국 정부의 기존 대응 기조에서 상당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군대는 협상의 선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병을 하고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그때는 이미 한국군은 전쟁 한가운데 들어가 있고, 우리가 먼저 내놓은 카드는 되돌릴 수도 없다”고 지걱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파병 요구는 최근 한미 관계에 부담을 주고 있는 여러 현안에 또 하나의 갈등 요인으로 더해지고 있다.

무역협정에 따라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를 둘러싸고 양국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국 정부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제재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6.7%,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