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월, 역대급 분열 속 연준 이사직 유지…‘워시 금리인하 전망’ 먹구름 [이슈+]

파월, 역대급 분열 속 연준 이사직 유지…‘워시 금리인하 전망’ 먹구름 [이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AFP/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주도하는 마지막 회의로, 시장에서는 새 의장 체제 속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이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리 전망을 둘러싼 연준 내부 분열이 예상보다 뚜렷하게 드러났고,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도 빠르게 약화되는 모습이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4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9·10·12월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에 이어 이번까지 세 차례 연속 동결을 이어갔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동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p)로 유지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며 “중동 정세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고, 위원회는 이중 책무(고용·물가) 양측의 리스크를 모두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 더 커진 연준 내부 분열

하지만 이번 회의의 핵심은 금리 동결 자체보다 연준의 이례적인 내부 분열이었다. 단순 동결로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FOMC 위원 4명이 소수 의견을 내며 표결이 8대 4로 갈렸다. 4명의 반대가 동시에 나온 것은 199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며 유일하게 금리 동결에 반대했다.

반면 베스 해먹, 닐 카슈카리, 로리 로건 등 3명의 위원은 금리 동결에는 동의했지만, 현 시점에서 ‘완화적 기조’를 성명에 포함하는 데에는 반대했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조차 시기상조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위원회 중심이 보다 중립적인 지점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다수 위원들은 지금 당장 그런 신호를 보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로이터/연합)

시장에서는 이번 FOMC 결과를 매파적으로 받아들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금리는 이번 결정 이후 최대 11bp(1bp=0.01%포인트) 상승해 3.95%를 기록했고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도 확대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리서치 총괄은 “이번 반대 의견은 시장에 상당한 놀라움을 줬으며, 향후 회의에서 완화 기조에서 벗어나는 변화를 예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캐피탈닷컴의 카일 로다 선임 애널리스트 역시 “연준의 이번 결정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3.50~3.75%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을 약 83.5%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가 3.25~3.5%로 0.25%p 인하될 가능성은 전날 18.4%에서 4.9%로 급감했다. 반면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0.0%에서 11.3%로 급등했다.

▲케빈 워시(사진=로이터/연합)

◇ ‘워시 체제’ 앞둔 연준…파월 ‘이사 잔류’ 변수

이 같은 내부 균열은 차기 연준 지도부 출범을 앞두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음 FOMC 회의는 6월 16~17일 열릴 예정이며, 파월 의장이 5월 15일 임기를 마치면 케빈 워시 차기 의장 지명자가 회의를 주재할 가능성이 크다. 워시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상원 본회의 표결을 거쳐 인준이 확정될 예정이다.

워시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정한 인물로, 올해 추가 금리 인하를 선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CNBC와 인터뷰에서 워시 지명자가 의장직 취임 직후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실망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CNN은 당장 통화정책 완화로 전환할 만큼 경제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즈덤트리의 케빈 플래너건 투자 전략 총괄은 “워시가 취임하자마자 금리가 즉시 인하될 거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라며 “(소수 의견을 낸) 3명이 금리 인하에 다시 찬성하는 입장으로 바뀌려면 향후 6주, 아니 그 이상의 데이터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사직 잔류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그는 최장 2028년 1월까지 연준 이사로 재직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5월 15일 의장 임기 종료 이후에도 일정 기간 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이사로서 조용히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준에는 항상 한 명의 의장만 존재하며, 워시가 인준되면 그가 의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잔류 이유에 대해 “연준 관련 수사가 투명하고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회에 남겠다”며 “적절한 시점에 물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잔류는 친(親)트럼프 인사가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할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되며, 워시까지 포함할 경우 트럼프가 지명한 인사는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먼을 포함해 총 3명이 된다.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조시 잼너 선임 투자전략가는 “워시는 마이런의 자리를 대체하게 되며, 파월의 이사직이 유지되는 한 공석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워시가 합류하더라도 비둘기파와 매파 간 균형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이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연준의 제도와 관행을 중시해온 인물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는 연준 규범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