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엔/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40년만에 최고 수준 부근까지 상승세(엔화 약세)를 이어가자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5시 48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1.28엔을 보이고 있다. 이날 새벽 한때 161.79엔까지 오르기도 했었다. 환율이 161.95엔을 넘어설 경우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4월말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160엔대 수준에서 155엔대까지 급락했다. 그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몇 차례에 걸쳐 추가로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지난 4월 28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총 11조7300억엔(약 111조원) 규모의 개입을 단행했다. 이는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달러 강세 등이 맞물리면서 엔화 약세가 재차 심화됐다. 일본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로 인상했지만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다시 시장 개입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DBS은행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엔화 약세에 베팅한 대규모 투기적 포지션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용인할 수 있는 엔화 약세 수준이 한계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화 환율 상승과 관련해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그 영향력이 몇 시간 만에 사실상 사라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단호한 조치’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암시하는 강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의 수위가 실제 개입 직전이었던 지난 4월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가타야마 재무상은 “외출 중이거나 휴가 중에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재무성에서 외환 정책을 담당하는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도 지난 4월 “마지막 대피 권고로 받아들여 달라”며 개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초 이후 외환시장과 관련한 공개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MUFJ모건스탠리증권의 류 쇼타 외환전략가는 “가타야마 재무상의 발언은 이전에 들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당장 개입이 임박했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당국이 이번에는 전략을 바꿔 기습적인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나토은행의 카리타니 쇼고 전략가는 “미국 시장이 휴장인 금요일(19일)에는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경우 가격 변동폭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