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법 개정안과 시행령 시행에 따라 은행권은 7월 1일부터 대출금리에 법적 비용을 반영할 수 없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내일부터 은행 대출금리에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이 제외되면서 금리가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큰 데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가산금리 조정을 지속하고 있어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법 개정안과 시행령 시행에 따라 은행권은 7월 1일부터 대출금리에 법적 비용을 반영할 수 없다. 은행권은 그동안 법정 출연금의 부과 대상 대출을 취급하는 경우 대출금리의 가산금리에 해당 출연금을 반영했다.
먼저 지급준비금,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이 대출금리에서 모두 제외된다. 단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는 2022년 10월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정 후 2023년 1월부터 모든 은행이 금리 산정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금 출연금은 50% 이상 반영이 금지된다. 교육세율 인상분도 대출금리에 적용하지 못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보증제도 수익자 부담 원칙과 은행의 사회적 책임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은행권은 상품에 따라 대출금리가 최대 0.21%포인트(p) 인하될 것으로 추정한다. 적용 대상은 7월 1일 이후 대출 계약을 신규 체결하거나 갱신하는 차주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즉각적으로는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상승 기조를 꺾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7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며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지목하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다.
지난 5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3%를 넘어섰다. 이달에도 3%대 상승이 전망되는데,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는 것은 2024년 2~3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달 24일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며 금융 불균형 누증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물가 상승 압력 확대와 경기 개선 전망,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7월 기준금리 인상을 유력하게 보고 있으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시한다.
은행들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0.2%p 인상했고, KB국민은행은 변동형 우대금리를 0.2%p 축소했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사실상 금리가 높아지는 효과가 난다. 우리은행은 7월부터 5년 고정형 우대금리를 삭제한다. 이에 따라 최대 1.1%p 금리가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은행권은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취급도 중단하며 대출 한도 관리를 위해 문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 대출의 기준금리는 가산금리와 상관없이 오른다”며 “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법적 비용이 제외된다고 해도 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