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앞에 속수무책”…1500원 넘긴 환율에 커지는 경계감

“달러 앞에 속수무책”…1500원 넘긴 환율에 커지는 경계감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1.0원 내린 1506.8원에 거래를 마쳤다.

1500원 선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외환시장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하루 만에 상승 흐름이 다소 주춤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추세 반전보다는 일시적 조정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1.0원 내린 150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7원 넘게 급등하며 지난달 초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다만 장중 흐름은 여전히 불안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1513원대까지 오르며 추가 상승 압력을 드러냈고, 이후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한때 1503원대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다시 반등하며 1500원 중반대에서 거래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최근 급격한 환율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이 커졌고, 이에 따라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일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강달러 흐름 자체는 여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1년간 원·달러 환율 추이.

특히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9%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 15일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4.5%를 넘어선 이후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30년물 금리 역시 장중 한때 연 5.20%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국채시장이 사실상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현재 수준의 미국 장기금리가 주식과 신흥국 자산 등 대부분의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시장의 최종금리 전망이 다시 높아질 경우 위험자산 조정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2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장기화될 경우 원화 약세 압력 역시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최근 원화 약세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위안화와 유로화, 싱가포르달러 등 주요 통화들도 최근 달러 대비 약세 흐름을 보이며 전반적인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99선 위에서 움직이며 강달러 흐름을 유지했다.

한편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00엔당 948.30원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158엔대 후반에서 움직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