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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논란 여파 빗겨간 ‘이 카드사’…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음료를 제조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탱크 데이’ 프로모션 논란이 거세지면서 제휴 중인 카드사들까지 여파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5년 가까이 스타벅스와 독점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관계를 맺어오다 작년에 종료한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피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PLCC 시장 전반으로 여파가 커질 경우 기존 사업 지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 스타벅스 제휴 카드사, 프로모션 사태 영향에 ‘좌불안석’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타벅스 제휴 카드를 판매 중인 카드사는 삼성카드와 우리카드다. 각각 지난해 9월과 지난 4월 ‘스타벅스 삼성카드’와 ‘스타트래블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신한카드도 지난 5월 7일 스타벅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올 상반기 중 제휴 카드를 선보일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인 상태다.

스타벅스의 프로모션 사태 여파가 심해지면서 계약을 맺은 카드사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복수 카드사 체제로 전환 후 전용카드의 이점을 취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제휴사 리스크는 떠안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프로모션 논란이 지속될 경우 카드사들의 기대 이익보다 제휴 관련 비용만 커질 우려도 있다. PLCC는 카드사와 제휴사가 비용과 수익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구조로, 카드 발급과 리워드, 비용·수익을 분담하고 있다. 고객의 카드 회원 유인과 결제 실적을 노리고 이를 분담했지만 실상은 고객에게 향후 음료 등으로 제공해야 할 별 적립 관련 이연수익(계약부채)만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연수익 항목은 지난해 총 1685억원이 새로 발생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제휴 카드 결제 실적이나 고객 이탈 가속화에도 영향이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 프로모션 논란 논란 이후 집계된 신용·체크가드 결제 추정액에서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AI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의 스타벅스 주간 결제금액이 전주 대비 26.3%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수년간 독점적으로 스타벅스와의 제휴를 이어온 현대카드는 지난해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신규 마케팅 비용 부담을 덜어낸 상태다. 스타벅스 관련 고객 민원이나 브랜드 타격에서도 빗겨갔다.

◇ 브랜드 리스크 피한 현대카드, PLCC 시장 변화에 주목

▲PLCC는 카드사와 제휴사가 비용과 수익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구조로, 카드 발급과 리워드, 비용·수익을 분담하고 있다.

다만 사태가 확장되면서 PLCC 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점은 현대카드가 대표적인 PLCC 시장을 구축해 온 사업자로서 불편한 요소다.

최근엔 해당 논란이 국회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스타벅스 제휴카드 발급·이용·해지 동향 관련 자료를 업계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삼성·우리카드는 스타벅스 카드 관련 자료를 제출할 전망이다. 의원실이 제휴 카드사들에게 들어온 민원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회 차원의 소비자보호 강화 요구나 PLCC 운영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카드는 산업군을 막론하고 스타벅스·배달의민족·무신사·대한항공·네이버 와 같은 대형 브랜드와 손잡고 브랜드 생태계 플랫폼과 같은 구조를 형성해왔다. 이번 사태로 국내 PLCC 모델 자체의 취약성이 부각될 경우 신규 제휴 협상력이나 기존 핵심 파트너와의 관계, 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PLCC 시장이 위축되면 카드 모집 감소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닌 고객 데이터와 소비 패턴, 프리미엄 고객층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한 접근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본업인 결제업을 넘어선 미래 성장 동력으로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AI와 결합하는 ‘테크 기업’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 동맹인 PLCC 생태계 강화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다만 급속도로 커지던 PLCC 시장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옥석가리기 구간에 접어들 경우 현대카드의 운영 노하우가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국내 PLCC를 산업화한 선두주자격인 현대카드가 제휴 브랜드 선별 능력이나 데이터 활용 역량 등의 분야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제휴 브랜드에 대한 논란 발생은 상품을 판매하는 카드사가 고스란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미 판매 중인 상품을 중단하거나 변경할 수는 없지만 카드 발급 추이나 결제 실적 변화를 지켜보는 상태고, 결과에 따라 향후 PLCC 시장에 대한 전체 파급효과도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