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비상행동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기후위기비상행동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임기가 종료되면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논의가 하반기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경로가 빠져 있다며 탄소중립법에 위헌 판결을 낸지 2년이 다되가지만 국회는 결국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여야는 하반기 국회에서 기후특위를 다시 설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법 개정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임기가 이날 종료됐다. 기후특위는 지난해 4월 출범해 2031~2049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탄소중립법법에 반영하기 위한 개정 논의를 이어왔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앞서 헌재는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 이후의 구체적인 감축 경로를 담고 있지 않아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고 판단하며 일부 위헌 판결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국회에 올해 2월 28일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하라고 권고했지만, 국회는 시한을 넘긴 데 이어 약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개정안을 언제 처리할지 알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하반기 국회에서 기후특위를 재구성해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새 국회의장 선출 이후 특위 구성 절차가 다시 진행해야 하는 데다, 여야 간 우선순위에서도 기후 입법이 밀릴 가능성이 커 실제 법 개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국회의 입법 지연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반기 국회 내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이 사실상 무산됐다”며 국회 기후특위와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여야 지도부와 정부가 산업계 부담 등을 이유로 기후 입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종교·청년·여성·농민 단체 관계자들도 잇따라 발언에 나서 “기후위기 대응이 정치 일정과 산업 논리에 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지욱 민주노총 기후특위 위원장은 “국회는 헌재의 법 개정 시한과 스스로 정한 법 개정 약속을 어기면서 주권자인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미래세대의 안전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며 “탄소중립기본법을 제때 개정하지 못한 책임은 성장 중심의 산업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정권과 국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단체 빅웨이브의 김민 대표는 “청년들은 우리나라가 기후악당 국가가 아니라 기후 대응 선진국으로 모범을 보이고, 그 안에서 기후 대응에 기여하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며, “여야 지도부와 정부는 더 이상 시간 핑계, 선거 핑계 대며 숙제를 미루지 말고 하반기 국회에서 탄소중립기본법을 신속히 개정하여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하반기 국회에서 기후특위를 최우선으로 재설치하고, 시민 공론화 과정에서 확인된 감축목표 강화 요구를 반영해 7월 이내에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