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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D램 공습”에 던진 삼전닉스…월가는 ‘양산 능력’ 따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8~9거래일 만에 동반 반등했지만 반도체주를 짓눌렀던 중국발 악재의 실체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차세대 D램 개발 발표가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 약화 우려를 키웠으나, 월가에서는 기술 공개와 실제 양산 경쟁력은 별개라는 반론이 잇따르고 있다.

◇ 급락 멈춘 삼전닉스, 수급은 여전히 살얼음판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62% 오른 2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한 것은 9거래일 만이다. SK하이닉스도 0.79% 상승한 127만2000원에 마감해 8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두 종목 모두 장중에는 상승폭을 크게 키웠다. 삼성전자는 장중 22만2500원까지 올라 상승률이 5.95%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한때 132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4.9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장 막판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동안 각각 23.9%, 31.5% 하락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 행진을 이어온 가운데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428억원을 순매수하며 전체적으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46억원, 6833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만 놓고 보면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 1219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의 순매도 규모도 8303억원에 달했다. 개인은 이 업종에서 150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 8008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소각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든 점도 이날 수급을 해석할 때 살펴볼 대목이다.

◇ 중국이 추월했다?…“기술 발표가 전부 아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최근 반도체주를 흔든 재료 중 하나는 중국 CXMT의 차세대 D램 개발 소식이었다. CXMT는 셀 면적을 줄여 메모리 집적도를 높이는 4F²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D램을 연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해당 구조의 양산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업체가 기술 전환에서 한국 기업을 앞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제품 출시 계획만으로 기술 격차가 좁혀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나온다. CXMT는 제품의 구체적인 용량과 성능은 물론 양산 일정과 수율 등 상업적 경쟁력을 판단할 핵심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설계 구조를 발표하는 단계와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대량 생산하는 단계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사 로젠블랫의 케빈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CXMT의 신기술 발표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제품 개발과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안정적인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캐시디는 CXMT의 공정 수준을 고려하면 새로운 4F² 셀이 경쟁사들이 사용하는 기존 6F² 셀보다 오히려 약 34% 더 큰 면적을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셀 구조를 바꿨다는 사실만으로 생산 원가를 낮추고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는 CXMT의 계획을 ‘종이호랑이’에 비유하며 실제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 양산 경쟁력 미지수, 증설 속도는 변수

인공지능(AI) 시장의 수요 구조도 이런 반론의 배경이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 계획을 수년 전부터 수립하는 만큼, 관련 D램 수요는 과거보다 장기적인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캐시디는 CXMT의 발표가 메모리 수급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미즈호의 조던 클라인 기술·미디어·통신(TMT) 전문가도 CXMT의 제품 발표를 삼성전자의 양산 목표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검증된 수율과 전체 제품 사양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 시점만으로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거론된 제품이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아니라 일반 서버용 D램이라는 점도 짚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4F² 구조를 개발하고 있어 중국만의 독자적인 기술 도약으로 볼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단, 중국의 추격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제프리스는 CXMT가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AI 투자에 대한 우려와 별개로 중국발 공급 확대 가능성이 D램 투자심리를 압박할 수 있다고 봤다. 클라인도 CXMT와 중국 낸드플래시 업체 YMTC의 움직임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