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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에 신규 재생에너지 우선접속…2030년까지 ESS 5GW 추가(종합)

▲이재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망정책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전력망 혁신대책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위해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통한 전력 공급을 석탄,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우선 순위에 두고, 재생에너지 설비의 전력망 접속 허용 용량을 확대한다. 수요나 전력망 용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과도해질 때 대응 방향도 필요한 경우 출력을 조절하거나 송배전망·변전소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하는 식으로 바꾼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력망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전력망을 신규로 확충하거나 기존 용량을 확장하기에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넘게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키울 단기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책을 보고했다.

▲유연접속 방식을 설명하는 개념도.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이번 대책으로 재생에너지 전력망 단위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조절하는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폐지하고, 실제 송배전·변전망 용량보다 좀 더 여유 있게 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접속을 허용한다.

기존에는 재생에너지 최대 발전량을 전력망 용량에 맞춰 망 접속 허용을 냈지만, 바람이 안 불거나 햇빛이 비치지 않으면 발전량이 줄어 전체 전력망 이용률이 낮아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고려해 전력망 용량보다 더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망에 접속할 수 있게 하고, 실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수요보다 늘어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경우 출력을 조절하거나 ESS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출력이 수용량을 초과할 때만 잠깐 재생에너지 발전원 출력을 제어하는 유연접속을 내년 1월 도입하고, 배전선로와 변압기의 최대 접속용량을 각각 16GW와 60GW로 상향한다. 배전선로의 현행 최대 접속용량은 전선 열적용량 한도인 14MW, 변압기는 50MW다. ESS 같은 장치를 활용해 허용 용량을 초과한 발전 출력을 관리하는 ‘자율접속 제도’도 도입을 준비한다.

ESS 신설로 기존 송·배전망으로 증설 효과를 내는 ‘전력망 비증설 대안(NWAs)’도 추진한다. 2030년까지 배전망 ESS로 전력망 포화지역에 태양광 3GW를 추가 접속하고, 변전소 ESS를 통해 태양광 1.6GW를 추가 접속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평상시 비워뒀던 전력망 일부를 실제 전력수송에 활용하기 위해 고장 대비용 ESS도 설치한다.

이재식 기후부 전력망정책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전력망 혁신 대책을 이행하기 위해 전체 전력계통에서 확보할 ESS 총 용량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최종 제시할 계획”이라며 “전력망 증설 없이 재생에너지 접속을 위해 배전망과 변전소에 적용할 2030년까지 확보할 ESS 용량은 5GW”라고 설명했다.

▲신규 발전기 접속 검토 과정에서 이용하는 발전기 운전 순서 개념도.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원별로 순서를 매기는 급전 순위도 후순위에 뒀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석탄, LNG 발전보다 우선하는 쪽으로 바꾼다. 현재 급전 순위는 △원자력·석탄·LNG 발전 등 필수 가동(Must-Run) 발전원(50.5~65.0GW) △재생에너지 기존 허가분(36GW) △필수전원 이외의 석탄발전·LNG발전(20GW) △신규 재생에너지 순으로 돼있다. 앞으로는 신규로 설치한 재생에너지 설비가 전력을 공급할 기회를 더 만들어 재생에너지의 발전 기여 비중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 정책관은 “단가를 기준으로 마련된 발전원별 급전 순위에 따라 필수 가동 발전원 다음으로 재생에너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발전기 접속 여부를 검토해왔기 때문에 5분 단위 경제급전으로 재생에너지 간헐성에 대비하는 방식은 그대로”라며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기존 발전원과 같은 운전 순서를 부여받으면 기존보다 예비 전력을 좀 더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착순 접수로 전력망 접속권을 확보했지만 사업 지연 등으로 실제 전력 공급을 하지 않는 발전사업 사례를 막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가령 호남권에서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전력계통 산정 규모인 15.7GW 중 실제 전력망에 진입할 수 있는 용량이 3GW에 불과하다고 기후부는 계산했다.

이에 정부는 전력망 접속권 할당 방식을 선착순에서 벗어나 사업별 입찰 과정에서 경제성∙공익성∙계통여건 등을 종합 평가하는 것으로 개편하고, 허수 사업 또는 사업 지연 사업의 접속권을 회수하거나 접속권 부여 시점을 조정한다.

김재군 한국전력 전력계통부사장은 “허수 재생에너지 사업자로부터 이미 회수한 전력망 접속권 약 9GW 가운데 3GW는 (실제 전력 생산 사업을 이행하는) 진성 사업자에 미리 배분했고, 향후 진성사업자가 더 나타나면 접속권을 추가 배분해 사업에 차질 없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9일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마련한 전력망 혁신대책에 따른 기대효과 인포그래픽.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이 밖에도 신규 재생에너지 접속으로 공용배전망 보강이 필요해질 때 초기 접속 사업자가 모두 부담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한국전력이 우선 투자한 뒤 해당 망을 이용하는 발전사업자들이 용량에 따라 분담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다음 달 1일 호남권을 시작으로 충청권, 동해안 지역의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해제해 확보한 여유 용량은 이르면 다음 달 공고를 통해 기존 사업자, 신규 사업자 순으로 배분을 시작한다.

기후부는 이번 대책으로 전력망 송전 기준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171GW로 52GW 증가하고, 배전단 기준으로는 110GW로 26GW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계통관리변전소가 지정돼 있던 호남권과 충청권, 강원권에서 송전단 기준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각각 64.2GW(26.9GW ↑), 19.1GW(8.2GW ↑), 12GW(2.4 GW ↑)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