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UPI/연합)
미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4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뉴욕시장 마감 이후 5.501%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장기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5.22%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약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 역시 4.94%까지 상승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의 매도세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이어졌다.
특히 전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시장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지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국제유가 상승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4월 7일 이후 하루 기준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마이크 샌더스 매디슨 인베스트먼츠 채권 부문 대표는 “재정과 경제, 지정학,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겹치면서 채권시장이 익숙하지 않은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며 “최근 금리 상승을 단순히 재정적자 우려만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연준의 추가 긴축이다. 연준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약 70%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약 49%에서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연준 고위 당국자들도 추가 긴축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전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추가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장기금리 급등에 따른 충격은 이미 미국 실물경제로 번지고 있다. 미국의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7%를 돌파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올해 초 6% 안팎의 금리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와 현재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를 비교하면 전체 원리금 상환액 차이가 수만 달러에 이를 수 있어 미국 가계의 주거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채시장에서 시작된 매도세는 다른 주요국 채권시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3.1% 부근까지 올라 1996년 8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도 3.6% 수준까지 상승해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