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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인도 제치고 세계 6위…‘1만피’ 달성하려면? [머니+]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가 2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한 가운데 한국 증시가 인도 증시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6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15% 오른 8801.4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08% 오른 8883.19로 출발한 뒤 장중 8933.62까지 올라 사상 처음 8900선을 돌파했다. 이후 하락세로 전환하며 한때 8503.12까지 밀렸지만 장 막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3%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업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조56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인 메타플랫폼을 제치고 글로벌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 10위에 올라섰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0.13% 하락했다. 여기에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는 12위로 밀렸다.

이런 가운데 한국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86% 급증하며 5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한국 증시는 올해 캐나다와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을 잇달아 제친 데 이어 인도까지 추월했다.

반면 인도 증시 시가총액은 4조8000억달러로 감소하며 세계 6위 자리를 한국에 내주게 됐다. 인도 대표 주가지수는 올해 약 11% 하락하며 지난 10년간 이어진 상승세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증시는 미국(79조4700억달러)이며 중국 본토(15조900억달러), 일본(8조6300억달러), 홍콩(7조2400억달러), 대만(5조1500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대만과 함께 AI 시대 핵심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며 글로벌 증시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지난달 나란히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하며 한국 증시 급등을 주도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 추진도 추가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국내 증권가에 이어 글로벌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도 코스피가 1만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드 캐피탈 파트너스의 제럴드 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상승 랠리는 차세대 기술 혁신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중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과거 서방 시장에 가려졌던 아시아 주요 경제권들이 기술과 성장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글로벌 자본 흐름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승세가 소수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랠리의 지속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셋밸류인베스터스의 로스 맥개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올해 한국 증시 랠리는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주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세 대부분을 견인했다”며 “인도를 추월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다만 진정한 시험대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현재 한국 증시의 재평가(리레이팅)를 지속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쏠림 현상이 과도한 점도 부담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곳 추적)는 지난 두 달 동안 약 70% 급등해 사상 최고 분기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에서도 반도체 업종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다른 업종을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M&G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퍼샤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나타난 반도체 랠리의 규모는 우리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상승 방향 자체는 놀랍지 않지만 현재 주가 수준까지 오른 것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다”며 “이 같은 급등세를 감안해 최근 메모리 반도체 비중을 일부 축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제 규모에서는 인도가 여전히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에 따르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4조1500억달러로 한국의 1조930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인도 증시는 단기적으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미토모 미쓰이 DS자산운용의 스탠리 탕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도 증시에 대한 핵심 투자 논리 중 하나는 1인당 GDP가 4000달러를 넘어서면 내수 소비가 J커브 형태로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1인당 GDP는 2810달러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