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욱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이 30일 인천 송도센트럴호텔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이원희 기자
“이번 중동 사태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러시아의 세계 LNG 시장 복귀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가스연맹은 30일 인천 송도센트럴호텔에서 인천 LNG기지 방문에 앞서 세미나를 열고, 최근 지정학적 위기가 글로벌 LNG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강정욱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물류 차질이 심화되면서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할 새로운 공급처가 주목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LNG 도입 현황. 자료= 강정욱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강 책임연구원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수출되는 LNG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동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물동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해협 인근에는 200척에 달하는 선박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LNG 설비는 일부만 멈춰도 전체 생산이 중단되는 구조라 한 번 타격을 받으면 정상화까지 3~5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주요 국가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는 LNG 수입 비중은 인도 50%, 중국 33%, 한국 15%, 일본 6%이다.
강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과거 카타르·오만 의존도가 약 70%에 달했지만, 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현재는 약 15% 수준까지 낮춘 상태”라며 “덕분에 이번 사태에서도 상대적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도입선은 더욱 다변화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올해 1~3월 LNG 수입동향을 보면 △호주 348만톤(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 △말레이시아 211만톤(8.1% 증가) △카타르 161만톤(20.4% 감소) △인도네시아 98만톤(81% 증가) △미국 92만톤(20.6% 증가) △캐나다 87만톤(첫 수입) △중국 54만톤(1392% 증가) △러시아 51만톤(11% 감소) 등을 기록했다.
이번 중동 사태의 LNG 시장 충격은 아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보다는 제한적이다. 강 연구원은 “최근 LNG 가격 변동 폭은 약 20달러 내외로, 러우 전쟁 당시보다 상승 폭이 크지 않다”며 “유럽은 직접적인 타격이 적고 아시아 중심으로 영향이 나타나면서 시장 반응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강 책임연구원은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는 현재 정상적인 수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협 봉쇄 위기가 장기화될 수록 충격은 러우 전쟁때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도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겹치며 현실적으로는 에너지 안보가 우선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LNG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