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박 노렸다가 60% 손실”…삼성·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비극 [이슈+]

“대박 노렸다가 60% 손실”…삼성·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비극 [이슈+]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14일 코스피가 전날 급락 충격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락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49.90포인트(0.73%) 오른 6856.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폭락에 8.95%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70%, 15.37% 하락했다.

지수는 전날 급락 여파에 이날에도 37.89포이트(0.56%) 내린 6769.06으로 개장해 한때 5.26%(6448.86) 밀려났지만 오후들어 반등에 성공해 상승 전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나란히 3%대 상승률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주가가 반등했음에도 이미 큰 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는 본주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단 하루의 반등만으로는 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27일 상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10여 개의 레버리지 ETF 가격은 현재 상장 당시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규모가 가장 큰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종가 기준 상장 이후 이날까지 약 43% 급락했으며, 지난 6월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낙폭은 65%에 육박한다.

일일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ETF 투자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SK하이닉스 주가는 5월 27일 224만3000원에서 이날 191만3000원으로 약 15%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1만6265원에서 1만1170원으로 약 31% 떨어졌다.

이는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하루 단위 등락률을 기준으로 2배를 추종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훼손되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변동성 잠식)’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기초종목 주가가 1000원에서 10% 상승한 뒤 다음날 9.1% 하락하면 본주는 원래 가격인 1000원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첫날 20% 상승한 뒤 다음날 약 18.2% 하락해 981원(-1.9%)이 된다. 인버스 상품도 첫날 20% 하락해 800원이 된 뒤 다음날 약 18.2% 상승하더라도 945원(-5.5%)에 그친다.

기초종목이 원래 가격으로 회복되더라도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은 모두 손실을 기록할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례가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의 핵심 기업이자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레버리지 투자 전략이 얼마나 큰 위험을 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인윤 피보나치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레버리지 ETF 급락이 개인투자자들에게 특히 큰 타격이 된 이유는 많은 투자자들이 이 상품을 단기 매매 수단이 아닌 장기 투자 상품처럼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이들 ETF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면 개인투자자들의 반도체주 투자 여력과 투자 의지가 약해질 수 있으며, 향후 시장 반등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자금 유입에 더욱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